“나의 가장 완전한 미래란 과거다.”라는 말을 어느 글에서 읽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일까, 나를 낳아준 고향 속에서 잊었던 과거를 녹여내는 동안 ‘내 안의 제주’와 ‘내 밖의 제주’가 둘이 아닌 하나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갈 것인지, 그 교착 지점에 제주가 있었다. 제주는 이제 내가 그리워하던 과거의 장소가 아니라,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읽어내는 근원이 되어 준다. 나의 외연뿐만 아니라 본질을 허락해준 제주에 대한 사랑이 샘 솟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나의 본령인 ‘시’와 발로 뛰어다니며 찍은 ‘사진’과 생각을 묶은 ‘에세이’를 통해 제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힐링 제주’를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산수국 피는 계절이다. 나는 그대에게 산수국 피는 따뜻한 남쪽이고 싶습니다.
강영은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난 강영은 시인은 2000년 『미네르바』로 등단 이후, 주업은 시를 쓰는 일이지만, 제주도의 작고 어린 풍경을 렌즈에 담는 일과 풍경이 말하는 이야기를 필사해서 옮기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좋은 시작품을 싣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시와 사진 그리고 에세이의 밭을 일구고 있습니다.
시집으로 『스스로 우는 꽃잎』 『나는 구름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다』 『녹색비단구렁이』 『최초의 그늘』 『풀등, 바다의 등』 『마고의 항아리』 『상냥한 시론(詩論)』 등과 시선집 『눈잣나무에 부치는 詩』가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내면서 2014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받았고, 2015년 세종우수도서, 2018년 한국출판산업진흥원 우수콘텐츠에 선정되었습니다. 문학청춘작품상, 시예술상 우수작품상, 한국시문학상, 한국문협 작가상 등을 받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kiroro1956
kiroro1956@hanmail.net
1부
귀거래(歸去來)·10 오래 남는 눈·17 서귀포·23 푸른 식탁·28 고독에 대하여·34 나침반·41 환상방황·47 쇠소깍, 남쪽·53 으악새·60 어머니는 내게 바다를 보여주셨다·66 죽은 돌·72
2부
청견·80 제주 한란·87 무공적(無孔笛)의 봄·93 생각하는 정원·99 판포·104 소통의 방향·112 그녀가 바다고 바다가 그녀다·118 돋아나는 서녘·124 머체왓 전설·131 해거름 전망대에서·136 산수국 통신·143
3부
데드 존·152 비 오는 날의 연가·158 여름의 깊이·165 마고의 항아리·173 손에 닿다·179 왕소금 바다·185 한 알의 사원·192 제논의 화살·196 바나나·201 안탈리아·206 히말라야의 민들레·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