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애씨의 오빠인 연세대 국문과 윤덕진 명예교수는 나와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다. 윤교수에게는 누나 한 분과 여동생이 셋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윤교수는 그중 대전에 사는 첫째 여동생이 지난 몇 년 동안 부친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정리한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받은 원고 뭉치를 잊고 있다가 올해 초에 서류 정리 과정에 다시금 마주하게 되었다. 친구의 말을 기억에 떠올리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원고를 말 그대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 사이에 원고를 읽는 나의 마음 자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모형제와 함께 살던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에서 사소한 일상의 삶에 관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또한 부모에 대한 사랑과 염려가 담긴 곡진한 당부의 말에 이르기까지, 윤경애씨의 글에는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딸네 가족을 걱정하시기도 하고, 딸에게 시어머니를 극진하게 모시고 자식 교육에 정성을 다하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으시는 윤교수 부친의 많지 않은 글에도 우리의 마음을 공감으로 이끄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처럼 자식에게 자상하면서도 엄격하셨던 윤교수의 부친께서는 문자메시지에 한자(漢字)를 넣는 법을 딸에게 물을 만큼 높은 춘추에 이르러서도 배움의 뜻을 굽히지 않으셨거니와, 이를 엿보게 하는 글 또한 우리의 눈길을 끈다.
- 장경렬(서울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
윤경애
인천에서 태어나 창영초등학교, 상인천여자중학교, 인천여자고등학교, 인천간호전문대학에서 공부하였다. 영종도의 보건진료소에서 3년간 근무한 뒤 인천 서구보건소에서 근무하던 중, 오빠 친구인 이치원과 결혼하였다. 결혼 후 인천에서 살다가, 남편의 직장이 대덕 연구단지로 이전함에 따라 대전으로 주거지를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서예에 입문하여 국전에서 수상하기도 한 저자는 요즘 한문 경전을 공부하는 일로 여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