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문집은 저자가 최근 이삼 년 동안 신문사와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 가운데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다고 나름 생각한 글들만 골라 모아 본 것이다. 나날의 우리 일상생활이 그렇듯 대개의 글에 드라마틱한 소재보다는 일상에서 겪은 경험을 재미있고 나름 성찰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의사로서의 임상 경험을 무미건조하게 나열하는 지루함을 피하려고 될수록 일반 사람들과 공감을 나누려는 의도에서 개인적인 소회나 의견을 자유롭게 썼던 바다.
어느 글은 정신건강 전문의로서 다른 글은 시인의 눈으로, 또는 철학적 성찰을 한 글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의 종교관도 자연스럽게 피력하면서 우리 삶의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깊이 궁구해야 할 삶의 문제에 대한 한 가지 가능성으로서의 제안을 저자는 겸손하게 보여준다. 한편 생로병사에 따른 주제가 많은데 독자들과 함께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주문하지만, 저자의 재치 있고 유머스러한 문체와 지혜의 눈으로 산뜻한 주제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얼핏 보아 글 소재가 다양한 것으로 비칠 것이다. 그 다양함이 산만하게 드러나지 않기 위해 글의 분류와 소재의 배열에 적잖은 신경을 썼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기대 이상으로 풍성한 사색과 감성을 느끼는 책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면서 책을 다 읽고 나면 행복한 만족감에 포근해진다.
다만 양자 물리학은 우리에게 최소한 이런 메시지만은 남기는 것 같다. 평소 우리가 하는 일상의 행동이나 사고 하나하나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다른 인간들에게 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 그리 보면 동·서양의 오랜 지혜들, 말하자면 예부터 공자 왈, 맹자 왈, 수시로 자신의 마음을 닦아야 한다는 소리나 부처님이 강조한 선행이나 자비실천, 생명존중의 사상, 예수의 사랑 실천 같은 것들이 의미 있는 소식으로 와 닿는 것이다. 기도도 효력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모두는 그 마음이 모든 실체의 근원과 연결되어 있으며,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면 분명히 이 세상을 바꾸는 데 있어 얼마나 강력한 힘이 발휘될 수 있는지를 양자 물리학은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 힘의 영향은 물론 자신의 자유 의지로 말미암아,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것일 테고, 그로 인해 남에게도 동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교훈이다. 요컨대 현대의 양자 물리학은 우리에게 사랑의 물리학을 가르쳐 준 셈이고, 우리가 ‘왜 사랑해야 하나’, 그 이유도 과학적으로 설명해줬다고 해석되는 바다.
『주역』에 이런 말이 있다. ‘집안에 있으면서도 하는 말이 선하면 천 리 밖 먼 곳에서도 뜻을 함께한다. 하물며 가까운 곳은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나 하는 말이 선하지 못하면 천 리 밖 먼 곳의 사람들도 떠난다. 하물며 가까운 곳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 「사랑의 양자물리학」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