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최고 스승은 원효다.
원효는 종교인 이전에 인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졌고, 우리 민족 공동체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한 분이다. 그분을 통해서 우리는 민족혼을 갖게 되었고, 우리 고유의 세계관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한 마디로 사랑이다. 세속적인 사랑이든 공동체의 사랑이든 우리 가슴 속 사랑의 정신에는 원효가 있다. 필자는 그것을 쓰고 싶었다. 사랑은 모든 것을 구원한다.
이 희곡을 쓰게 된 것도 원효 당대의 생생한 사랑의 정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하였다. 그만큼 불교적 신비감과 사랑의 위대함을 접목하려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무대 지시를 세밀하게 하지 않았다. 연출가에게 보다 많은 자유를 주기 위해서이다. 우리의 모든 정신적 기틀이 원효에서 나왔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면 난세를 살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