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된 지 55년이 지났다. 19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고별」 「편지」 등이 당선되면서 나는 그 길로 바로 시인이 된 것이다. 시인이 되어서 좋은 점도 많았고 또한 안 좋은 일도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좋은 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아마 이 나이쯤 되어서 인생의 경륜을 한번 헤아려보면 내가 시인이 되어서 이 세상에 남긴 몇 줄의 시가 화려하고 행복했던 지난날을 은은히 빛내 줄 공적이 아닐까 싶어서이다.
시집은 1969년 『우울한 샹송』을 펴냈고, 그 다음 『야간열차』 『슬픔의 핵』 『단순한 기쁨』 『그리고 너를 위하여』 『아득한 봄』 『푸른 추억의 빵』 『눈부신 마음으로 사랑했던』 『꽃나무 아래의 키스』 『처음으로 사랑을 들었다』 『천년의 강』 『침묵의 여울』 등 열두 권을 내었다.
회고하건데 나의 시세계는 아마 허무의 낭만주의로 압축될 것이다.
- 「서문」 중에서
이수익李秀翼
1942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부산사범학교를 거쳐 서울대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함. 19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 그 이후 동인지 『현대시』에 들어가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함. 저서로는 1969년 첫 시집 『우울한 샹송』을 펴내고 이어서 『야간열차』 『슬픔의 핵』 『단순한 기쁨』 『그리고 너를 위하여』 『아득한 봄』 『푸른 추억의 빵』 『눈부신 마음으로 사랑했던』 『꽃나무 아래의 키스』 『처음으로 사랑을 들었다』 『천년의 강』 『침묵의 여울』 등 12권을 펴냈으며, 시선집으로는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불과 얼음의 콘서트』 등이 있음.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시협상, 지훈문학상, 공초문학상, 육사시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부산시문학상 등을 수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