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른 사람의 소식을 들었을 때 언뜻 말이 솟지 않아서 마음 저 어웅한 데를 뒤져보곤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위로의 한두 마디가 곡진하다. 그 건네줄 만한 으늑한 한숨의 포옹 같은 말부림이 시조였으면 한다. 정형의 형식과 내용을 따로이 견주거나 마련하지 않아도 그 맘에 사랑과 관심이 번진 자연自然이라면 어느 땐들 가락이 도반道伴 같지 않을까.
바라고 바라는 가운데 고졸한 창연함이 동터오는 오래된 새로운 가락이 왜 없겠는가. 거기 서린 말들의 소슬함을 기꺼이 받자하는 것도 늦깎이의 새로움이자 스스로 간구하는 설렘의 눈길이지 싶다.
- 「시인의 산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