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담의 시를 읽는 일은 시 본연의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과 다른 말이 아니다. 시인의 작품에는 ‘삶’이 있다. 그가 형상화하는 ‘삶’은 늘 ‘죽음’을 염두에 둔 것이어서 때로 불편함을 야기할 수도 있으나 그러하기에 진실에 가까이 다가선다. 박우담의 이번 시집은 시가 ‘언어’이자 ‘음악’이며, ‘은유’이자 ‘상상력’임을 또한 ‘역사’임을 넉넉하게 입증하였다. 시인이 추구하는 시는 또 그것이 추구하는 미학美學에는 거창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그가 생각하고 표현하는 시 세계는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박우담의 시는 인간이 태어나서 살아가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갈 뿐이다. 시인의 시 세계가 더욱 넓고 깊은 파동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
- 권온(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