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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다리가 백 개 (황금알 시인선 182)
지은이 : 이나혜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18년 10월 31일
사양 : 112쪽 | 128*210
ISBN : 979-11-89205-14-0-03810
분야 : 황금알 시인선
정가 : 9,000원
자신의 회고담을 쓰듯 남의 시집에 너무 길게 사설을 늘어놓은 것 같다. 이제 그녀의 시 한 편을 읽으며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다.

일요일이니까/ 청춘이니까/ 청춘은 헛발질을 하니까// 청춘에 대해 생각해 보면/ 왜 청춘은 일요일일까/ 벽을 들이받고/ 튕겨 나오는 화요일이나 수요일이 되지 못할까// 지구의 기분이 공이라면/ 공은 습성이니까/ 무작정 텅 빈 곳을 향해 튀어 오르고 싶으니까// 웃음소리가 잦아지면/ 이놈의 청춘은 세상에 거처가 없어/ 늘 둥글둥글 구르다가// 일요일 한나절을/망할 자식들처럼/ 그냥 환히 헛발질이나 하고 마니까  - 「공이 튀는 이유가 뭐겠어?」 전문

어느 일요일, 학교 운동장 같은 데서 공을 차고 있는 젊은 사람들을 본 모양이다. 공처럼 이리 튀고 저리 구르고 헛발질 하는 젊음을 밝고 환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오늘 우리의 젊음들이 안고 있는 아픔과 고민을 군더더기 없이, 직설적이지 않으면서도 쓸쓸하게 그려 놓았다. 
이 시는 그리 오래 전에 쓴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몇 달 전인가 선생님 시 썼어요, 하며 인터넷 메일로 보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뭘 써놓고 이러나? 시 한 편을 쓰면 퇴고도 할 사이 없이 보내오는 급한 성미인 터라, 그 까닭에 나로부터 늘 지청구를 먹으면서도 그녀는 언제나 내게 보내놓고 보는 게 일쑤였기 때문이다. 
남해 쪽 저 먼 어느 섬에서 태어나 썩 유복하게 성장하지는 못한 그녀의 청춘시절, 어느 한 그늘이 이 시에 차라리 ‘환하게’ 배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재미있었다. 어느새 이렇게 쓰는구나. 불현듯 그녀가 말하는, 헛발질이나 하는 그런 일요일의 지구로 나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일었다. 
잘 썼다고 답장을 보냈다. 명확히는 그녀가, 그녀의 공이 튀어 오르는 이유에 대해 답을 하지 못하는 대로, 나는 그러나 이 시를 좋아한다. 어느덧 마흔을 넘겼지만, 아직 청춘에서 멀어진 거리가 아니어서인지 이런 시로써 그녀는 가끔 나의 늙음을 행복하게 절망시킨다. 
- 김윤식(시인·전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이나혜

1976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났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콘텐츠학과에서 『김기택 시의 성·배설 의미 연구(라캉의 욕망이론을 중심으로)』 석사 논문을 쓰고 졸업했다. 2016년 제7회 『문학청춘』 시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2018년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 출판기금 수혜자로 선정되어 시집 『눈물은 다리가 백 개』를 출간하게 되었다. 현재 ‘나의 우주(박준영)’와 인천에서 발아중이다. 

1부  

연인·12
냉면·13
수박·14
나는 꽃가게에서 나가야겠다·16
전봇대 풍경·17
세탁기·18
봄·20
사과벌레·22
고등어는 과연 푸르다·24
마을버스를 타고 ·26
메뚜기·27
풀치·28
당나귀·30
마술·32
시엔·33
거울 앞에서·34
하얀 밤·36

2부         
  
편지·38
빗소리 연구·39
북성포구·40
유달산 기행·41
눈물은 다리가 백 개·42
SELF라는 삶·43
폐선·44
선글라스·45
현관이 낯설다·46
황혼·47
코를 곤다·48
달의 저편·49
손수건·50
나방이·51
먼 길·52
담배 맛·53
잠이 안 올 때 하는 생각·54

3부  

파밭에서·56
공이 튀는 이유가 뭐겠어?·57
즐거운 인생·58
마요네즈·59
가을하늘·60
시인에 대해·61
염소·62
장미·63
빈집·64
봄의 습관·65
도라지꽃·66
능소화·67
씨앗·68
유채꽃밭을 지나며·69
수박에 대한 또 다른 상상·70
오월·71
변기에 앉아·72

4부            
  
홍시를 희롱하다니·74
눈이 내립니다·76
고질병·77
자애·78
반죽에 대하여·80
거북 귀龜 자·82
우체국에서·83
마늘 냄새·84
병치 족보·85
굴의 목소리·86
리겔·88
가로등·89
시를 몰라도 엄마는 노래를 잘 부른다·90
겨울 어느 저녁·92
앉아있는 봄·94

■ 발문 | 김윤식 
공이 튀는 이유가 뭐냐고?·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