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민창홍은 참으로 성실한 사람이다. 가정에서는 장손으로, 직장에서는 교감으로 원만하게 자신의 삶을 일구어온 사람이다. 결코 평탄하거나 고비가 없는 시간이 아니었을 텐데, 늘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주변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럼 그의 내면도 평탄하고 완만한 생각들로 충만할까? 원래 날씨가 더운 여름이면 바깥이 뜨거우니 속은 차게 된다. 그래서 더운 삼계탕이 몸에 좋고, 겨울이면 바깥이 추우니 속이 덥게 되어 냉면같이 차가운 음식을 먹게 된다. 이를 우리는 표리부동表裏不同이라고 한다. 이번 시집의 중요 연작시인 ‘캥거루 백을 멘 남자’의 경우가 어쩌면 그의 원만하고 성실한 삶 내면에 숨어있는 단애斷崖와 심연深淵을 잘 보여주는 역작이라 하겠다. 내년이면 육십 줄에 드는 그의 삶속, 그늘과 양지를 고루 보여주는 시편들이다. 그의 마음결이 독자들의 가슴속에 잘 스몄으면 좋겠다.
- 성선경(시인)
민창홍의 시집 『캥거루 백bag을 멘 남자』에는 진보와 보수가 있고, 도시와 고향이 있다. 시인의 시에는 또한 현재와 과거가 있고, 현실과 환상이 있다. 민창홍 시 세계의 핵심에는 ‘대비對比’의 기법이 위치한다. 그가 추구하는 ‘대비’는 ‘차이’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민창홍이 추구하는 ‘대비’는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상반되는 요소들을 아우르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그의 시가 독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일반성 또는 보편성을 확보한 시인의 시 세계가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질 앞날을 기대한다.
- 권온(문학평론가)
민창홍
1960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경남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8년 계간 『시의나라』와 2012년 계간 『문학청춘』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금강을 꿈꾸며』 『닭과 코스모스』, 서사시집 『마산 성요셉 성당』이 있다. 마산교구가톨릭문인회 회장, 마산문인협회 부회장, 계간 『경남문학』 편집장 및 편집주간을 역임하였고 경남문학 우수작품집상, 제4회 경남 올해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5 세종도서 나눔 우수도서에 『닭과 코스모스』가 선정되었다. 현재, 경상남도문인협회 부회장, 문학청춘작가회 회장, 경남시인협회 감사, (사)시사랑문화인협의회 영남지회, 마산문인협회, 경남문학관 이사,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민들레문학회, 시문학연구회 하로동선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성지여중과 성지여고 국어 교사를 거쳐 성지여자중학교 교감으로 재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