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온라인문의    사이트맵
2023년 세종도서 교양...
2023년 문학나눔도서 ...
2023년 문학나눔도서 ...
물의 가면 (황금알 시인선 175)
지은이 : 윤인미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18년 7월 31일
사양 : 128쪽 | 128*210 (양장)
ISBN : 979-11-89205-06-5-03810
분야 : 황금알 시인선
정가 : 15,000원
윤인미의 시는 기억의 비망록이다. “겹겹 구겨 입은 시간을 벗는” 윤인미에게 그것은, 오감五感의 자극과 연합하여 응축된 시간을 세밀하게 기록한다. 대상과의 ‘적응’을 도모해온 채록의 시간들은, 자아의 존재성을 확립하는데 기여한다. “나를 지나쳤거나 나에게 미처 닿지 못한 모든 것들을 아쉬워하며 떠올리는” 기억은 경험을 사유화함으로써, 고유한 이미지를 확보한다. 이미지를 밀도 있게 형상하는 것은 ‘침묵’의 언어라고 윤인미는 말한다. 이는, 시의 도정을 연마하려는 겸손한 마음에서 출발하여, 그 끝에 도달하려는 시인의 역할을 감내코자 하는 수행 의지로 읽힌다. “침묵은 본질을 연장하거나 변형시킬 수 있다고 믿는” 장중함이야말로 첫 시집을 내는 시인으로서의 진중한 자세다. ‘갑과 을’이라는 관계에서 파생되는 비의比擬를 인화印畵하여 ‘물의 가면’을 벗는 그녀의 언어들은 심해의 속삭임으로 다가온다. 눈썹처럼 떨리면서도 혀처럼 강렬한 그녀의 시편들이 지금 막 수면 위로 떠오른다. 첫 산고의 고통을 마무리하는 그녀의 행보가, 은파처럼, 금파처럼 읽는 이의 심금에 새겨지리라 믿는다. 
- 강영은(시인)

윤인미 시인의 시편들 특징은 꿈속의 꿈처럼 겹겹이 다층적이며, 은근히 숨어있는 조크와 시를 직조하는 언어의 패러독스는 현란하다. 그러나 시편들이 환기하는 정조는 묘하게 차가운 비애감을 불러일으키며 별나게 독특하다. “나는 계통 없이 되돌아가는 최초의 말문에 몰려// 참아야 이어지는 거듭 이어도 제자리인 그 말/ 한 개의 소리로 나머지 체험들을 쪼개고 있”(「신시申時」) 듯이 시인은 복화술사처럼 최초의 언어에서 파생하여 새롭게 태어나는 다양한 말을 공간 분할하고 있다. “더 마음인 적 없는 마음의 비계”(「0의 의미」)를 허물 수 없듯이, 0의 존재는 유령이면서 몸의 존재로 나타난다. 있으면서 없지만, 마음에 반사된 ‘비계’인 무+존재를 확립함으로써 몸을 얻는다. “향기 없는 고등어를 꽃은 사랑할 수 있”(「플라스틱 플라워」)는지 역할 바꾸기와 화학적 결합을 통해서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탐색한다. 윤인미 시인의 화법은 복잡한 대상들의 충돌을 단순화하는 데 있다. 이 미로의 길을 찾는 시작詩作의 노역은 고되지만, 시인은 오히려 탐닉한다. 그리하여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불꽃은 심상心象을 불태우며, 긴장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로써 시인은 비대칭의 대상들을 견인하여 반대칭까지 포함하는 흡인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시인의 유니크한 이번 첫 시집으로 ‘윤인미표’라는 상표를 얻을 만하다. 시공을 쥐고 바라춤을 추는(「청량한 감옥」) 나무처럼 윤인미 시인에게 내재한 기질과 시쓰기의 부단함이 한국문단에 축복이 되길 바란다. 
-김영탁(시인·『문학청춘』 주간)

한국시단을 뜨겁게 달굴 ‘진짜’ 시인이 나타났다. 그 시인의 이름은 윤인미이다. 그녀의 시에는 ‘말’과 ‘언어’가 있다. 그녀의 시에는 또한 ‘은유’와 ‘리듬’이 있다. 윤인미의 시는 삶과 맞물려서 나아간다. 시인의 시는 관념觀念이나 추상抽象에 머무르는 것을 거부한다. 그녀의 시는 구상具象이나 구체具體로 전진한다. 윤인미의 시를 읽는 독자는 생각하고 상상하며, 체험하고 경험한다. 시인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의 세계에 빠져드는 일이다.
- 권온(문학평론가)


윤인미

1970년 수원에서 태어나 단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계간 『시와 미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물의 가면』이 있다.

1부  

침묵·12
물의 가면·13
아는 소리·14
을乙의 논리·16
아트 테라피·18
명분을 찾아서·19
손의 방외方外·20
이차적 물병·22
비의 일기·24
신시申時·26
낙화·28
젖은 오후·30
고리디우스의 매듭·32

2부         
  
입하立夏·36
그네의 입장·37
그 말은·38
0의 의미·40
젖은 향기·42
혀 1·44
혀 2·46
혀 3·48
혀 4·49
처음처럼·50
청량한 감옥·52
나무의 습성·54
플라스틱 플라워·55

3부  

아홉수·58
치타·59
물의 각도·60
부동浮動하는 불안·62
두부의 외연·64
아무의 도깨비·66
믿음과 이해·68
벽돌 깨기·70
길고양이, 루시·72
매니큐어가 마르는 동안·74
배후령터널·75
각설탕처럼·76
진달래 조의금·78

4부          
  
박수·80
가족의 조건·82
씻김굿·84
천만 경계를 되살리는 기억법·86
몰라서 더 가까워지는 눈·88
혀 5·90
아이의 울음·91
문·92
움직이지 않으면서 움직이는 자·94
선량한 양을 잡기 위한 칼날·96
당신들의 수첩·97

해설 | 권온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의 세계·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