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욱은 시의 통속성을 피하기 위해 대상을 심도 깊은 탐색을 했다. 시적 대상을 보여 지는 대로 전수한다면 사진을 찍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다시 말하면 현실 세계를 또 다른 세계로 새롭게 창조 하는 일이다. 전재욱의 시에서 보는 것이란 바깥을 보면서 또한 안을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그의 시는 자신을 비쳐보는 거울과 같은 것이었다. 나를 본다는 것은 결국 나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거울에 되비친 나를 보는 것이다.
평설이란 형식의 글을 쓰다 보면 흠결 아닌 흠결들을 귀한 창작물들에서 억지로 끄집어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전재욱의 시들을 읽으면서는 즐겁고 신선한 경험이었음을 고백하면서 글을 마친다.
전재욱 시인의 시는 답답하고 혼미한 이 시대에, 막힌 곳을 뚫어주는 소통의 시심으로 다가온다. 따뜻한 서정이 승화된 ‘공존의 미학’ 세계라는 데에 이견이 없을 것 같다. 범종의 공명처럼 널리 퍼져가길 바란다.
- 안도(문학평론가)
전재욱
1941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1982년 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수료하고, 시집 『민들레 촛불』로 문단활동을 시작하여, 시집으로 『가시나무새』 『민들레 촛불』이 있다. 공직생활 중 공무원 창안을 제안하여 <연약지반에서 청죽매트 시행>으로 근정포장을 수상하였고, 국토교통부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근무를 하였다. 대통령 표창, 온글문학상을 받았다. 온글문학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미당문학회, 석정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