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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여자 (황금알 시인선 143)
지은이 : 김영탁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17년 2월 22일
사양 : 128쪽 | 128*210 (양장)
ISBN : 979-11-86547-51-9-03810
분야 : 황금알 시인선
정가 : 15,000원
소금꽃은 바다와 태양과 시간이 만든 꽃이다. 희고 날카로운 빛으로 보석처럼 빛나지만, 물에 닿으면 이내 녹아버리는 부질없는 꽃이다. “...아무리 당신을 껴안아도 마음은 늘/ 해골을 안는 거 같아요/ 바람이 뼈 사이로 빠져나가고/ 늘 허기져서 하얀 소금 꽃이 피고…” 김영탁은 욕망과 유혹, 시뮬레이션이 번쩍이는 이 시대에 소금 꽃을 피우며 미안해하는 시인이다. 하지만 그의 상상력은 예민하고 그의 시선은 자유분방하다. 일상의 안일과 강박 속에서도 냉장고에서 가을 피리까지 좀비에서 스마트 폰까지 만덕산 용문사에서 안데스 보르헤스까지 심지어 UFO까지 시의 밀도를 향한 고통스러운 탐색을 멈추지 않는다. 어설프게 각자(覺者)의 포즈를 취하지 않고 지적 취향이나 실험으로 불순하게 시류의 페이지를 넘보지도 않는 그의 소금 꽃이 내는 맛이 깊고 정직하다.      
- 문정희 (시인·동국대 석좌 교수)

무릇 시인은 세계를 재발견하는 자이며 재해석하는 자다. 김영탁 시인에게서도 일상은 늘 재발견된다. 재발견 되는 것, 이것이 곧 그의 시(詩)가 보여주는 큰 줄기다. 그것이 생활용품이거나 자연이거나 행위뿐만 아니라 역사에서도 늘 재발견된다. 그래서 「냉장고 여자」에서처럼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것까지 재발견하게 된다. 이 재발견된 세계는 늘 불안정하여서 폭발하거나 이별하고 떠나가거나 휘발한다. “무명의 전사들이 죽었다가/ 살아난 지상의 풀처럼,/더는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고”(「곡우(穀雨)」) 어제가 지워져 오늘이 되고 오늘이 지워져 내일이 되는 세계의 불안정을 새롭게 인지시켜준다. 이 폭발하는 불안정한 세계에 대한 재해석이 그의 시를 다시금 깊이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의 시가 갖는 힘이다.                                   
 - 성선경(시인)

김영탁 시인의 시는 빛나는 감각과 따뜻한 정서가 어우러진 정감의 서사를 함의하고 있다. 그는 문명의 삭막함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인간과 사물 나아가 인간과 자연이 화해하는 지평과 그 지평이 지닌 의의를 넉넉하게 펼쳐 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쁜 사람을 흘긋거리는 사람을/가지에 주렁주렁 달고 다 같이 나무가 된다”(「북나무」)며 지하철 풍경을 새롭게 읽는 혜안이 “나발 소리가 아직 쟁쟁하게 재어진 돼지목살을/석쇠에 올려놓고 굵은 소금을 치며 소주잔을 따르는”(「여름, 한다」) 낭만적 기백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얼마나 실감 나는가! 그의 시에는 언제나 이렇듯 충분한 소통과 공감대가 있었기에 “뼈와 살을 버리며/가없는 바다로 나아가고 싶었네”(「고등어자반」)에 나타난 허정과 무욕의 상상력은 자연스러운 진정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요컨대 주체와 타자를 통합적으로 인식하는 휴머니즘, 상품과 자본이 지배하는 현대성의 그림자를 초월하는 호연지기, 생의 비애와 결핍에 재치 있게 대응하는 기지와 해학의 품격 등은 김영탁 시의 능동적 개성을 구성하는 튼실한 근간들이다.             
 - 김종태(시인·평론가·호서대 교수)
김영탁

1959년 경북 예천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 수료. 1998년 계간시지 『시안』으로 등단. 시집 『새소리에 몸이 절로 먼 산 보고 인사하네』 『냉장고 여자』. 현재 계간 시종합문예지 『문학청춘』 주간. 

1부  냉장고 여자

여름, 한다·12
고등어자반·14
미안해요·15
북나무·16
점심 대폭발·17
냉장고 여자·18
참 잘했어요·21
냅다·22
신세계·24
스마트 좀비·26
왼손을 위한 협주곡·28
일식·30
보르헤스의 눈동자·32
굴참나무·34

2부  목도리 봉별기逢別記
  
뭉크의 절규·36
밤의 고드름·37
완두콩·38
구름 편지·39
목도리 봉별기逢別記·40
노숙·42
밤을 주제로 한 두 편의 시·44
불리할 게 없는·46
꽃다지와 노점 소년·48
이름·50
떨림·52
자갈의 마음·54
목간농업木簡農業·56
감별전鑑別傳·58

3부  두루마기 편지

늙은 이발사·60
8안중근9·62
강진만·65
봄, 한다·66
가을, 한다·68
두루마기 편지·70
바람길·72
연애편지·73
개화기·74
나방·75
똥개·78
아사다 마오·80
반대·82
연꽃 소식·83
그녀는 용서한다·84
이승훈 멸치·86
플라스틱 부처·88
숲의 UFO들·90

4부  구름 나무    
  
다시, 북나무 아래에서·92
임계역臨界驛·93
대파의 노래·94
가격·96
삼선교三仙橋·97
도루묵·98
황천식당黃泉食堂에서 만난 시인·100
절벽·102
월하노인 돋보기·103
구름 나무·104
곡우穀雨·105
여보, 세탁기·106
여자만灣·108

■ 해설 | 권온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시인의 말과 삶·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