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들이다. 거기에는 초등학교 일기장이랑, 젖은 꿈이랑, 헛배랑, 육신이 욱욱거리는 하루랑, 만남과 작별을 반복하며 사는 삶이 있다. 그렇게 나서 그렇게 살다 그렇게 가는 우리 촌뜨기들의 나름대로 귀하고 하찮은 인생이 있다. 이 시집에는 촌 이발소에 졸고 있는 푸슈킨의 삶의 시가 있다. 서정 속에 서사가 있다. 서사 속에 그 교훈이 있다. 짤막짤막한 이야기가 뱉어내는 에피그램의 여운이 있다. 이 시집은 ‘산다는 게 이런 거구나’라고 미소 지으며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그런 삶의 기록이요. ‘시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라고 참 고맙게 눈물을 감당할 수 있는 그런 서정과 서사와 교훈이다. 이 시집에는 ‘정중하고 경쾌한’ 우리 경찰의 사랑의 메시지가 있다.
― 오하근 (문학평론가)
한 권의 시집이 연필 드로잉처럼 따뜻하게 다가온다. 그러면서 더러 가끔 굵은 터치와 붓 자국이라니, 타고 난 이야기꾼이다. 힘도 안 들이고 술술 풀어낸다.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들과 나누며 사는 살이를 그려 가고 있다. 산다는 것이,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갑게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삐걱거리는 관사와 거기서 만나는 이웃과의 삐걱거리는 부대낌마저 불편함이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되지 않던가. 아무렇지도 않다. 오히려 따뜻한 배려가 따르는 것이다.
“군청 청소차 구시렁거리고/ 강진 가는 첫차가 기침하는 시간/ 화장실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망설이 / 그 시간쯤입니다”(「전입」) 하면서 그리기를 마무리한다.
“고등학교 졸업식 마친 딸애와 아내 밤늦게 왔습니다/ 시장통 순댓국 훌쩍거리며 졸업 축하했지만/ -중략-/ 대학가고 취직하여/ 아버지 같은 남자 만나 살며/”(「낙타는 비를 기다리지 않는다 2」)
혼잣말 같은, 눈물 같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그래서 목구멍으로 삼키고만 박철영 아리랑이 풀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철영의 아리랑은 무서우리만큼 엄숙하다.
― 진동규(시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