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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경력사원 (황금알시인선77)
지은이 : 권영해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13년 11월 30일
사양 : 128쪽 | 128*210
ISBN : 978-89-97318-57-5-03810
분야 : 황금알시인선
정가 : 8,000원
권영해는 풍자 시인이다. 그는 시대착오와 부조리를 채집한다. 그는 숨막히는 시대적 모순을 질색의 살을 저며 담박하게 요리한다. 전혀 인공조미료를 치지 않은 ‘착한 가정식 백반’을 차려서 저 먼저 품평한다. 첫 시집에서는 멸치들에게 뼈대 있는 집안이라는 칭호를 붙이더니 이번엔 그 짓무른 뼈대들의 내력을 보여준다. 무의미도 그에게서는 의미가 되고 만다. 하여, 두 번째 시집 내기란 물러설 수 없는 이종격투기. 현대시의 옥타곤에서 감각적으로 타격하는 신예들과 싸워야 하므로. 다행히 시인에게는 역설逆說과 만필漫筆의 DNA가 엿보인다. 권영해는 과연 빠르지 않아도 날카롭고 신랄하지 않고도 유쾌한 ‘풍자의 수라상’을 차릴 것인가.
- 장창호(극작가)
 
 
권영해의 시는 예민한 더듬이로 사물의 이면과 이치를 탐사한다. 「절망에 관하여」에서 ‘시소’는 내려간다고 하지만 기실은 올라가고, 재빨리 물고기를 낚아채는 「청호반새」의 둥지에는 가시고기 알이 자라는 이치와, 대상이 가진 양면성을 균형인식으로 잡아낸다. “저녁이 되면 해는 없어지지 않고 달을 밀어올린다. 달이 체인을 걸고 해를 잡아당기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는 표면만을 보고 흘러가버리는 우리의 오감五感과, 앳마크(@, 골뱅이)로 대변되는 일상을 ‘난중일기’를 통해 풍자하고 비꼬면서 사물과 현상 속에서 변하지 않고 도도히 흐르는 본원적인 것에 몸을 실을 줄 안다. ‘그리움’, ‘간절함’,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작동’이라 부르는 그 힘은 그의 시의 곳곳에 길을 내며 독자들을 흡입하는 마력으로 작용한다.
- 손진은(시인·경주대 교수)
 
 
표제시 「봄은 경력사원」은 봄의 기원을 떠올리게 한다. 아득한 세월 저편에서 유래한 계절의 여왕은 셀 수 없는 경력을 자랑한다. 늙을 줄 모르는 여자아이면서 찰나를 연상하는, 잡을 수 없는, 어쩌면 청춘의 한 시절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봄을 향한 찬사 일색의 입들을 시인은 비판한다. 전통적인 시 쓰기에서 봄을 찬양하는 건 관행이며 어쩌면 낡은 상징일 수도 있다. 바로 이 점을 시인은 놓치지 않고 새로운 시 쓰기를 다짐하는 것이다. 시가 태어난 이후, 전통 서정시에서 봄은 당연한 대접을 받고 셀 수 없을 만큼 노래를 양산해 왔다. 시인은 관성의 봄을 단연코 거부한다. 그의 무의식에 흐르는 줄기는 새로운 시 쓰기로서 봄을 찾아가는 도정에 있다고 봐야겠다. 하여, 이 시는 권영해 시인의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시에 대한 보고서이며 새로운 각오일 것이다. 용맹정진해 나갈 시인의 시가 기대되는 것은 봄을 기다리는 설레임보다 더 크다. 이제 봄은 시인의 미래다.
- 김영탁(시인·『문학청춘』 주간)
 
 
1958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대구고, 경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시문학』을 통해 김춘수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하였다. 울산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였고 시집으로는 『유월에 대파꽃을 따다』가 있으며 현재 현대고등학교에 재직 중이다. albatrossun@hanmail.net
 
 
1부
절망에 관하여·12
낙화·13
고행의 끝은 어디인가·14
봄은 경력사원·16
암호명 @골뱅이·18
소라게·20
시 비비기·22
나는 이런 말들을 2·24
소금·25
독도·26
솔개에게·28
내장산, 속을 비우다·29
나는 이런 말들을 3·30
청호반새·32
‘육’ 字 울타리 학교·34
가을 저녁의 비망록·36
별 사냥·38
 
 
2부
책을 읽다·40
귀신 잡는 병집이·42
자전거 단상·44
곶감·45
내 귀는 당나귀 귀·46
낙원떡집 앞에서·48
연어, 편지를 쓰다·50
서랍을 열면·52
주먹밥 속에는 주먹이 운다·54
붕어빵·56
역설 천국·57
꽃샘·58
하지·59
고질병 2·60
강은 길을 잃지 않는다·62
개소리·64
 
 
3부
지구, 사랑에 눈뜨다·66
실크로드를 지나며·68
책을 읽다 2·70
해우소解牛所에서·72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73
탄로난 비밀·74
솥을 던지다·76
지물포를 아십니까?·78
각진 세상 살아가기·80
사월, 아침, 바다·82
소싸움·83
단풍들의 청문회·84
신불산 한증막에서·86
멍보살, 열반에 들다·88
경로당 정숙이·90
천천히 가야 하는 시작도 끝도 없는 길·91
길 위에서·92
 
 
4부 사랑의 원천 기술·94
적조 경보·96
구성원·98
고장난 벽시계·99
IT 강국이란·100
그해 5월 어느 날 충남 태안 대섬 앞바다에서 조업을 하던 58세의 어부 김용철 씨는 주꾸미에 딸려나온 12세기 고려청자를 발견하고 곧장 당국에 신고하였다·101
낙화 2·102
나는 점점 노골적이 되어 간다·103
교육에 관한 짧은 생각·104
세상에 이런 일도 2·106
GPS·108
마사이족은 쉬지 않는다·110
부엉이·112
 
 
해설 | 김영탁
난중亂中의 시학·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