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인 어머니는 아들을 군대라는 `‘푸른 숲’으로 들여 보낸 후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냈을까.
어머니는 연병장으로 향하는 아들의 등을 보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씩씩한 척 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내 어머니는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았고, 할 수 있는 일이란 마음으로나마 아들의 곁에 가 있는 것임을 알았다.
아들이 떠나간 그 다음날, 어머니는 글을 썼다. 즉흥으로 썼다. 18편이나 되는 그리움의 시를 써 냈다. 아들이 못견디게 보고 싶을 때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시를 썼다. 50편이 훌쩍 넘고, 지금 상병인 아들의 동의를 얻어 시집으로 펴냈다.
『그대 내게로 와서』(문학세계사), `『수탉에게 묻고 싶다』(고려원) 등 4권의 시집을 펴낸 바 있는 구순희 시인이 1999년 6월 입대, 군인이 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의 시와 편지를 묶어 `『군사 우편』이라는 이름의 시집으로 최근 선보였다.
문학평론가인 송용구 시인은 `『군사 우편』의 문학적 가치가 “아들에 대한 상실감을 인정하고, 심리적 거리감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성적 작용으로 시적 자아는 아들에 대한 본능적 집착에서 벗어나 모성 본연의 사랑을 실현”한 데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구순희 시인은 한 병사의 어머니로서 장병들에게 모든 어머니들이 간직하고 있을 애틋한 그리움과 모정을 시집에 담뿍 담아 전하고 있다.
시인은 아들을 씩씩한 남아로 만들어 주는 군 관계자들에게 이 시집을 바치고 싶다고 한다.
- 신인호 기자, 국방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