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재순 시인은 1963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춘천교육대학과 강릉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4년 『시문학』에 「아버지의 풍경화」 외 6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그 끝에서 시작되는 길』과 『나비, 봄 들녘을 날아가다』가 있다. 빈터, 산까치, 갈뫼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1부 기념일 페트라 독서 산맥 앨버트로스 벼랑 학교 텔레파시 다이아몬드 읽기 어디로 갔을까 물소리 잦아들 무렵 농담의 기원 링 캄캄절벽이 환하다 평생 저녁 산 행군
2부 백마흔네 번째 날의 아침 1초 국경을 넘어가라 도서관의 고요 블랙박스 광야의 적막 담쟁이 광야의 꽃 단풍 극복 생의 한순간, 등판에 소금꽃 피었네 단칼 파손주의 발자국 가랑잎 지다
3부 말지도 고비 사막 광야 눈멀다 사람 도서관 광야의 그 나무 양귀비꽃, 사라졌다 호박 공양 손 마라 설악 주먹왕 박춘식 마르고 닳도록, 길 아빠는 빗자루 하수오와 박주가리 사이에서 이런 순간,
4부 섣불리 항상이라는 말엔 먹다 허겁지겁 어느 절에 서성이다 소통을 위하여 개복숭아 나무 그늘에 가자 등이 가려워지기 시작했다 절벽이 풍경을 만든다 빚 갈대의 노래 꽃샘추위 강가에 가 보아라 외옹치 바다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