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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꽃기린 (황금알시인선35)
지은이 : 유정이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10년 5월 8일
사양 : 128쪽 | 128*210
ISBN : 978-89-91601-82-6-03810
분야 : 황금알시인선
정가 : 8,000원
유정이 시인은 1963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1986년 홍익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태광 중고등학교에서 12년 동안 국어교사로 재직하다가,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에서 학위를 받았다.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하였고 시집으로 <내가 사랑한 도둑>, 동화집 <이젠 비밀이 아니야> 등이 있다. 천양희 시인이 발문을 다음과 같이 썼다.

시詩를 이고 지고 결국 나를 파먹은 건 나였다고 말할 때, 그의 시편들은
뼈마디 세워 지은 집이며 내출혈의 흔적이다. 그를 여는 그와 그를 닫는
그 사이에서 그의 시는 쓰디쓴 서약이며, 삼엄한 봄빛이며 만개하는 울음
이다.
시에 자주 꽃이 등장하는 것도 불쑥, 불혹이 고개를 드는 것도 만발한
언어를 꽃으로 피우고 싶은 시에 대한 열망일 것이다. 그 열망이 그에게는
시라는 미궁이며, 새로운 잔에 쏟아 넣는 그의 영혼이다.
그럼에도 어디로든 나갔다 생각했는데 둘러보니 부엌이고, 오래 입은 옷이
열쇠를 흔들며 웃고 있는데, 돌아보니 마흔이었다는 그의 뼈아픈 말은 몸짓
큰 적요처럼 여성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후려친다.
최선을 다해 조용했다던 그가, 오래된 말을 오래 삼켰다던 그가, 세상의
옆구리에 딸려 다니는 부록처럼 살았다던 그가, 마치 침묵은 의미가 꿰뚫을
수 없는 어떤 것을 감추고 있다고 선언하는 것 같다.
그에게 시는 피가 나도록 긁어대는 가려움이자 얼굴 붉히며 올라오는
그리움이다. 슬프다는 것은 아직도 희망이 우리를 배웅하는 증거라는 그의
시가, 그를 한 겹 한 겹 벗길 때, 책장을 넘기듯 그만의 시의 한 생이 펼쳐질
것이다.
-천양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