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부터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서귀포를 노래한 시나 그림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고성진 선생은 일제강점기부터 6·25를 전후한 격동의 시기, 서귀포의 역사나 풍경 등을 주옥같은 서정시로 잘 그려냈습니다. 특히 고성진 선생은 화가로는 주변에 널리 알려졌지만, 2,000여 편을 넘는 시를 썼다는 것을 아는 이는 가까운 사람 몇 외에는 없습니다. 그의 시는 편편마다 서귀포의 아픔과 서정이 출렁입니다. 마치 잃어버린 서귀포예술의 퍼즐을 맞추는 자료를 찾아낸 듯한 느낌입니다. 고성진 선생은 서귀포예술의 선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윤봉택(서귀포예총회장)
고성진 (월적月笛, 월사月沙)
1920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출생하였다. 제주 근대미술의 선구자적 작가로서 1942년 일본 태평양미술학교를 수료하였다. 해방 이후 일본에서 미술 서적과 미술 재료를 가지고 귀국하여 김인지, 김경수, 김광추 등과 더불어 지역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근대서양화의 보급에 힘썼다. 이후 서귀포중학교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하며 후진을 양성하며 활동을 하였으나, 4·3사건 등 비극적 근대사의 와중에서 근대기의 작품이 대부분 소실되고 몇 점 남아있다. 2016년 서귀포시 솔동산 자택에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