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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비단길 (황금알시인선98)
지은이 : 한소운
출판사 : 황금알
발행일 : 2014년 12월 24일
사양 : 100쪽 | 128*210
ISBN : 978-89-97318-91-9-03810
분야 : 황금알시인선
정가 : 9,000원
‘건천’이 조그만 가뭄에도 물이 마르는 도처에 흔한 개천을 가리키는 말이라면, 한소운의 시는 그런 건천의 마른 핏줄을 따스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물론 시에서의 건천은 경주 서쪽에 실재하는 이름난 지명이자, 시인의 고향쯤으로 짐작되지만, 이미 “흐름을 멈춰버린” 삭막한 불모의 ‘몸’에 다시 한 번 삶의 범람을 기원하는 시인 내면의 “어떤 간절한” 물길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번 그의 시는 그것을 예감케하는 재생과 갱생의 설레임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그런 예감을 시로 맞이하기 위하여 사물을 낯설게 분장하거나 말을 크게 비틀지 않고 자신만의 선명한 목소리로 밀고 나아간다. 시의 ‘비단길’은 멀리 서역에나 있는 게 아니라 모래바람 불어오는 시정과 누옥에 있는 것이다. 또한, 그의 시는 막 돋아나는 초승달처럼 명징하여 밝음과 어둠이 고루 섞여 있는데, 밝은 쪽은 치자꽃 향기가 나고 어두운 쪽은 꽃눈썹 없는 무화과 그늘이 보인다. 이쯤에서 고백하건대, 나는 허락 없이 담장 너머 그의 시의 안뜰을 오래 불쑥불쑥 들여다보았던 것인데. 일찍이 시가 허방이란 걸 깨닫고, “헛꽃이란 이름에 마음 오래 빼앗긴” 이들이여, 여기 “어제의 어머니가 딸을 낳고 또 딸이 태어나는 물의 노래”를 들어 보시기를. 생의 건천과 삶의 범람 사이 도도히 흘러오고 흘러가는 신생의 시를.
- 송찬호(시인)
 
 
언제나 그랬듯, 풍경이나 사물은 완강하게 입을 다물고 있다. 그 입을 열어젖히는 시인의 손가락은 무진장하고 무자비하다. 한소운의 『꿈꾸는 비단길』은 풍경 너머의 풍경을 들춰서 생의 처연한 얼굴을 발굴해낸다. 거기엔 설원의 “무한고독”이 숨 쉬고 있고, “지상에 없는 발자국”이 찍혀 있으며, “이 몸 하나 빗줄기로 휘어지며” 호명하는 그리움의 세계가 있다. ‘비천한 현실’과 ‘순정한 과거’가 하나의 풍경으로 겹쳐져서 솟아오르는, 자못 놀라운 광경들이다. 쓰리고 아프게 몸을 붙여서 생의 ‘안감’을 뒤적여내는, 이토록 간절하고 장엄한 제의祭儀는 “아직도 몸 떨리는 배롱꽃떨기”처럼 붉고 높다.
- 오정국(시인·한서대 교수)
 
 
한소운 시인의 시편들은 붉은 속내 토해내다 속이 새카맣게 타버린, 생의 속과 여름 땡볕에 그 까만 창자를 우르르 쏟아놓는 겉이 한결같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곡진하다. 한마디로 겉과 속이 상통한 시의 성정이 필생의 몸짓을 하는 시적 대상 앞에서 그는 곡비처럼 울컥거린다. 하여, 누추하고 보잘것없는 헛것들이 누에가 한잠 자고 두잠 자고 막잠 자고 나면 집을 짓고, 드디어 날개를 펴고 시의 비단길을 만든다.
- 김영탁(시인·『문학청춘』 주간)
한소운 시인은 1961년 경주 건천에서 태어나 1998년 예술세계로 등단했다. 시집 『그 길 위에 서면』 『아직도 그대의 부재가 궁금하다』, 예술기행집 『황홀한 명작여행』이 있다.
E-mail: hsw6194@hanmail.net
 
 
1부
건천乾川·12
저 붉은, 내통할 수 없는·13
땡볕·14
이사·16
귀에 고이는·17
놋그릇을 닦다·18
달님아 자자·19
맨드라미·20
꽃들에게 묻는다·21
부산성 가는 길·23
트랙·24
부부·25
분갈이·26
 
 
2부
망초·28
과거형 사랑에게·29
생각·30
뜨겁던 날들·31
가위바위보·32
그 사람, 온다던 그 사람은·33
신촌에서·34
비단길을 노래하다·35
헛꽃·37
도화담 삼거리·38
초사흘·39
귀엣말·40
학암포·41
이른 봄·42
 
 
3부
108배·44
고무신·46
목어·47
백담사 가는 길·48
대숲·49
월경越境하는 밤·50
간고등어·51
빈 배·52
가는귀·53
당신 몸에서·54
국경 없는 태양·55
맞춤한 웃음·56
빚·57
 
 
4부
변산 바람꽃·60
가을은 아직 거기 있었다·61
촉·62
오월·63
칠월·64
두 남자·65
참새들·66
겨울 바다의 낙조·67
파도·68
아직島·69
점 하나·70
나무·71
마트씨의 24시·72
 
 
해설 | 이성혁
아름다운 삶을 되찾기 위한 기억하기와 꿈꾸기·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