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시간의 발을 보았다』는 2002년 <문학과 창작>으로 등단한 유봉희 시인의 작품집이다. 본문은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소한 일상의 공간에서 건져내는 간결하고 명징한 사유와 개성과 힘의 분출을 절제하는 겸손이 돋보이는 시편들이 담겨 있다.
1부 발자국 호수 고래 꼬리 새 발자국 허공과 허공이 손을 잡다 이 시간에 하이든을 연주하는 새벽 달 대나무 숲에서 길 건너는 다람쥐 백기를 건다 나무 한 잎의 무게 그녀의 것 하루살이 바람새 위로 달 떠오르다 기울다 노란 단풍잎
2부 정말 좋은 사진 밤비의 날개 나비가 머문 자리 그 밤송이 윙크하는 바람 선인장 로미오 석양 벌에서 꽃잎 맞춤 일긱예보를 듣다가 밥이란 글자를 보다가 그는 약속을 지킨다 다시 바닷가에서 풀치다 명왕성아 겨울나무
3부 그렇게라도 할 수 없어 현장은 왕복여행권을 가졌다 행간 읽기 파리는 파리가 되고 싶었겠어요 산정호수 침대가 계십니다 오른쪽 귀가 즐겁다 긴 꼬리 바람 부는 밤 어머니의 나비 손 석불 단잠의 언저리 갯벌의 목선 돌이 웃다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4부 꿈인 듯 꿈 밖에서 별똥별이 느낌표(!)로 떨어지다 마중물 이 사월에 바람 좋은 날의 여담 돌배꽃나무 위에 낮달 마음 따라 눈 따라 먼 오늘에게 내 말 주머니에는 미안이 가득하다 빅뱅은 그리움이다 체첸잇사 피라미드 인스프레숀 포인트Inspirations Point에서 멧비둘기와 함께 쓰는 일기 고운 때의 풀이 특별한 선물